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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농업개방 가야할 방향 .. 鄭英一 <서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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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농업부문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질서아래 편입된 데 이어 21세기 초반의 새 무역규범을 다루는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이 3월말의 기본원칙 확정시한을 앞두고 숨가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쟁점인 농산물 관세 및 보조금 감축폭에 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수출국들과는 대조적으로 UR방식에 따른 점진적 감축원칙에 먼저 합의하자는 주장을 견지해 온 수입국들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지난 1월 수치를 담은 구체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우리 입장을 구체화한 제안서를 2월 10일 WTO에 제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제안서는 기본적으로 EU 일본 등 수입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면서 쌀 등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중요한 핵심 농산물에 대해 한층 낮은 관세삭감률을 적용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12일엔 DDA농업협상그룹의 하빈슨 의장이 수출·입국간,선진·개도국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쟁점들에 대한 의장 중재안을 담은 세부원칙에 관한 1차 초안을 제시함으로써 협상토대가 마련됐다. 이 초안은 UR 농업협정의 최종이행수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세 및 보조금 감축목표를 담아,수출·입국간 주장을 절충하고 개도국 요구를 대폭 반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수출국들과 수입국들은 모두가 불만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빈슨 의장의 1차 초안은 관세감축방식에 있어서는 수입국들이 주장하는 단순평균감축률 및 품목별 최소감축률을 기준으로 매년 균등 감축하는 UR방식을 채용하면서 수출국들이 주장하는 높은 관세는 많이 감축하고 낮은 관세는 상대적으로 적게 감축하는 관세조화(harmonization)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보조감축에 있어서는 수입국들의 주장인 총액기준 매년 균등 감축의 UR방식에다 수출국들의 폐지 내지 대폭감축 요구를 상당히 수용하고 있다. 이번 초안의 특징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감축목표차이를 크게 설정함으로써 UR농업협정에 대한 개도국그룹의 불만을 수용하고,WTO 체제하에서 개도국 농업의 어려움을 완화해주기 위한 가시적인 우대조치들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UR 양허평균관세율이 EU의 20%,일본의 12%뿐 아니라 멕시코의 43%,필리핀의 35%에 비해 훨씬 높은 62% 수준에 있으며,양허세율이 90% 이상에 이르는 품목도 고추 마늘 등 1백41개에 이르는 등 관세감축분야에서 매우 불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올 것이 온' 예견된 결과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대외적으로는 협상현장을 중심으로 취약한 농업여건과,짧은 구조조정기간 때문에 과도한 자유화 목표가 부여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한국 실정을 이해당사국들에 최대한 설득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에게 긴요한 것은 농업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협상틀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개도국 지위의 유지이다. 의장 1차 초안에 담긴 선진국과 개도국의 구분은 탄력적인 사안이므로 구조조정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최선의 지혜를 짜내는 노력에 모든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소모적인 대립·갈등을 청산하고,새로운 세계농업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위기상황에 빠진 우리 농업·농촌에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도입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내야 한다. 가야할 방향은 지난 11일 전북지역 국정토론회에서 있었던 "개방대세를 거역하려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며 결국 성공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개방을 늦추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에 명확히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개방의 시계'는 우리를 위해 멈춰주지 않는다. 하빈슨 의장의 1차 초안 제시에 이어,성과는 없었으나 14∼16일 도쿄에서 WTO의 소규모 각료회의가 있었다. 15일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서명됐다. 우리의 최선의 선택은 세계 조류에 부응하면서 우리의 현실이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농정체계를 모색함으로써 21세기 국가발전의 새로운 틀을 갖추는 일이다. chungyi@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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