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16일 "지난 2000년 7대 대북사업 대가로 북한에 5억달러를 송금했으며 이것이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몽헌 회장은 이날 금강산 육로시범 관광을 마친 후 강원도 고성 금강산 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송금 문제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5억달러 송금에 대해 "금강산 관광, 개성.통천공단 건설, 통신 전력시설 개발 등 7대 기간사업의 독점권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로써 남측 기업이 북한의 대규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사전에 합의사실을 공개하지 못한 이유로 "북측의 기간산업 건설 사업에 일본 호주 미국 등 많은 나라가 관심을 갖고 있어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면서 "하지만 비밀송금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데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러나 이날 구체적인 대북송금 경로와 계열사들의 분담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앞으로 대북사업은 국내 투자기업과 전문기업, 관계기관 등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라며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에도 주력해 기업윤리를 최우선시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