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을 구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세계적 경매회사인 뉴욕 소더비의 경매전문가 존 탠콕씨(60)가 최근 내한해 강연을 가졌다. 경매업체인 서울옥션과 신한은행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인상주의와 모던아트 분야에서 30년간 일해 온 경매 베테랑.탠콕씨는 "미술품 구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품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미술시장은 전세계의 경제 정치적 요인에 의해 변화하지만 뛰어난 컬렉터는 유행이나 추세에 영향받지 않고 작품성이 뛰어난 미술품을 소신대로 구입해 왔다"고 설명한다. 인상주의 작품이 대표적인 케이스.인상파 그림은 1970∼80년대 일본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일본 컬렉터들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작품성에 관계없이 모든 인상파 작품 가격이 폭등한 것.하지만 90년대 들어 거품이 사라지면서 르누아르의 '가브리엘의 초상'의 경우 2000년 소더비경매에서 1백10만달러에 낙찰됐는데 이는 원래 구입가의 4분의 1 수준이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탠콕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인정받는 인상파 그림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고 강조한다. 1984년 2백30만달러에 팔린 드가의 '루브르에서'는 지난해 5월 경매에서 무려 1천5백만달러에 거래됐다. 그는 "세계 미술시장은 98년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경매시장의 경우 92년 4억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98년부터 급격하게 확대돼 99년에는 12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게 그의 설명. 탠콕씨는 "현재 전세계 미술시장 규모를 40억달러라고 볼 때 경매 비중은 30% 정도"라며 "하지만 미술시장 신장률보다 경매시장 성장률이 훨씬 높아 향후 5년 이내에 5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