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위원장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주당 개혁안이 구주류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일부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원기(金元基) 개혁특위위원장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유인태(柳寅泰)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등 신주류측 인사 16명은 17일 여의도 모 호텔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지구당위원장 폐지안을 다수 의견으로, 공직선거 6개월전 지구당위원장 사퇴방안을 소수의견으로 해 당무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이는 특위의 폐지안이 구주류 및 신주류 일부, 원외위원장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침에 따라 일종의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서, 당무회의에선 소수안이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는 게 당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특위 간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소수의견이 본래 개혁안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으나 이날 신주류측 인사들의 긴급회동 결과 소수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이날 회동에서 임시지도부 구성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이후로 연기한 것도 당내 구주류측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회동후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개혁안을 결정할 당무회의가 대통령 취임 후인 내주 열릴 것 같다"며 "당무회의 합의를 전제로 임시지도부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주류측은 임시지도부 구성 시기는 취임이후로 양보하면서도 개혁안의 `당무회의 통과와 동시에 임시 지도부 구성'은 계속 추진키로 함으로써 당무회의에서 임시지도부 구성에 반대하는 구주류측과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회동에 유인태 내정자가 참석한 데 대해 "노 당선자의 의중을 전달한 것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으나 유 내정자는 "지구당위원장(서울 종로) 자격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회동엔 정동영 추미애 신기남 이상수 천정배 김택기 이재정 이미경 허운나 이호웅 유재규 의원과 염동연 이강철 당선자 정무특보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