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7일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실사작업을 시작했다. 무디스 실사단은 이날 실사에서 북핵 문제의 진전에 따라 한국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혀 은행들을 긴장시켰다. 비츠리스 우 팀장을 단장으로 한 3명의 무디스 실사단은 이날 오전 외환은행, 오후엔 국민은행을 방문해 △은행의 가계대출 부실대책 △신용카드 부실처리 문제 △향후 발전 전략 등에 대해 집중적인 실사를 벌였다. 특히 실사단은 최근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두단계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앞으로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 한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은행들의 영업환경도 나빠질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간접적으로 은행 신용등급 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5월께 발표될 실사 결과에서 일부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사단은 또 지난해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급속히 증가한데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은행 전반의 자산건전성 대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작년중 가계대출이 크게 늘긴 했으나 자산건전성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히고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억제책과 연체율 축소대책 등을 적극 설명했다. 특히 국민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도 부실여신(고정이하) 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실사에서 외환은행은 이강원 행장이 직접 나서 경영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했고,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이 해외 출장중이어서 윤종규 부행장이 실사에 응했다. 무디스 실사단은 18일 조흥은행 농협, 19일 우리.기업.산업.부산은행, 20일 우리금융지주, 21일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등을 잇따라 방문해 실사를 벌일 계획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