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17일 SK그룹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의혹 고발 사건과 관련, SK그룹 구조조정본부와 SK증권 SK글로벌 SKC&C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또 최태원 SK㈜ 회장과 유승렬 SK 전 구조조정본부장 등 SK관계자 17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8명을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주변과 재계에서는 단순한 주식 이면 거래 혐의와 관련해 그룹 회장실과 구조조정본부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SK그룹이 지난 99년 퇴출위기에 몰렸던 SK증권을 살리기 위해 JP모건과 'SK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금융비용 등을 더해 주식을 되사주겠다'고 이면계약을 맺은 뒤, 작년말 JP모건이 보유한 SK증권 주식을 SK글로벌이 사들인 것에 대해 배임 여부를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SK글로벌이 JP모건에 이면계약에 따른 옵션 이행금으로 1천78억원을 지급,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워커힐 지분을 SKC&C에 파는 과정에서 적정 주가보다 비싸게 판 것으로 보고, 부당 내부거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재계는 검찰의 SK에 대한 압수수색이 새 정부 재벌 개혁 조치의 신호탄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고발된 사건이므로 수사가 이뤄지리라 예상했지만 압수수색까지 벌어질지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배임이 아니라는 점을 검찰에 소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이번 일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는 등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태웅.오상헌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