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전격 수사] '증권시장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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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사와 최태원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증시에도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의구심을 가져오던 일부 외국계 투자기관 관계자들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정치적인 요인이 개입된 것일 수도 있다"는 시각을 드러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 불거지나 =올들어 SK 등 석유화학 업체에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해온 UBS워버그증권은 이날 한국시장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SK를 제외시켰다.
UBS워버그 이승훈 상무는 "작은 악재에도 무너지기 쉬운 국내시장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다"며 "기소 여부와는 관계없이 SK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 이원기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투자자들은 SK그룹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아왔다"며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무라증권 브라이언 헌세이커 이사는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엇갈리는 반응 =이번 사태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반응은 엇갈린다.
동원증권은 "SK의 펀더멘털을 변화시킬 요인은 아니다"라며 이날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각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D투신운용의 주식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그룹 전반의 리스크로 이해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내부적으로 SK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SK그룹만으로 끝날 것인가 =더 큰 문제는 SK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SK그룹만으로 끝날 것이냐에 달려 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대목이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검찰의 칼날이 다른 그룹에까지 확대될 것인지는 점치기 힘들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 단계만으로도 증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부정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메릴린치 이 센터장과 노무라증권 헌세이커 이사는 "삼성 한화 LG 등 다른 대기업 집단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