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클라크 <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사장 mark.clark@kor.ccamatil.com > 한국에 살면서 최근에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됐다. 그것은 모 여자대학에서 결혼을 금지하는 학칙을 최근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일부 기업에서도 비슷한 '금혼규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여사원이 결혼하면 '자동으로 사직처리'되도록 한 조항이었다. 그 조항을 피하기 위해 직장 여성들이 비밀리에 결혼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얼마 전 조찬모임에서 '여성들이 바라는 기업문화'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모임에서 한국의 조직문화가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정보의 남성독점이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사석인 술자리에서 많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승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나왔다. 능력이 뒤져서가 아니라 승진을 시켰다가 결혼을 하고 그만두게 되면 그 공백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여성의 승진을 꺼리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남성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공개 전형을 하면 단연 여성들의 성적이 우수하고,다수의 여성들이 합격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몇 년 후에는 결혼과 출산휴가,육아휴직,사직 등으로 많은 인재들이 직장을 떠나기 때문에 업무의 단절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아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낮아진 출산율의 원인이 여성들의 '자기세계 찾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원인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늘어나는데 비해 사회의 여건은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너무 열악하다는 데 있다. 기업이나 직장내 탁아시설을 갖추고 싶어도 기업단위로 하기에는 수혜자가 적어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정부에서 오피스타운의 빌딩단위 또는 지역단위로 탁아시설을 만들거나 민간 기업들이 공동으로 만들도록 주선하고 지원해 준다면 출산과 육아의 불편이 줄어든 만큼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여성들이 한국의 어머니들이다. 유독 직장에서만은 이들이 힘을 잃고 있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