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용의자 김모씨(56)는 자신의 신병을 비관해 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방화 당시에 입은 화상으로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를 조사한 결과 김씨가 지난 2001년 4월 오른쪽 상·하반신 불편으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김씨는 과거 대구시내 한 한방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은 후 반신불수 증세가 나타난 것에 앙심을 품고 '병원이 치료를 잘못했다'며 평소 가족들에게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고 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김씨가 정신질환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처음 화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된 김씨를 치료한 조광병원 의사 원영주씨는 "김씨가 정신질환이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내(청소부)와 아들(회사원),딸(학원강사) 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김씨는 이날 불을 지르는 과정에서 하반신과 오른쪽 손에 화상을 입고 대구 조광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함께 실려온 환자들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병원을 찾아온 경찰에게 자신이 방화범임을 순순히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나는 말을 하지 못한다'고 일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는 화상 치료를 위해 조광병원에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조치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