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독특한 춤으로 표현해 온 대만의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 시어터"가 오는 3월 7일,8일 이틀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클라우드..."는 아시아인으로 드물게 세계적인 안무가로 인정받고 있는 린 화이민이 지난 73년 설립한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이다. 이번 한국공연에서는 동양문화의 정수인 한자체 행서(行書)와 초서(草書)의 서법에서 나오는 힘의 에너지를 무용으로 형상화한 작품 "행초(行草)"를 선보인다. 지난 91년 대만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행초"는 린 화이민의 예술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무용수들의 유연하면서도 힘있는 움직임,동양인 특유의 호흡을 통한 완급조절들이 돋보인다. 린 화이민은 "서예가들이 글을 쓸 때 에너지를 집중하는 모습이 무용수들이 마치 춤에 몰두할때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행초"의 무용수들은 하얀 한지위에 검은 먹으로 글을 쓰는 것처럼 백색의 무대에서 검은 의상을 입고 율동을 보여준다. 무용평론가들은 "린 화이민은 무대뒤 벽면에 투사된 서예작품과 힘이 넘치는 무용수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추상적인 현대무용을 한 편의 동양화로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클라우드..."는 태극권,명상,경극,현대무용,발레등으로 숙련된 2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무용단은 동양의 신화와 민속,그리고 미학을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레퍼토리로 완벽하게 전달하는 점이 특징이다. 린 화이민은 대만에서 경극을,뉴욕에서 현대 무용을,일본과 한국등지에서 고대의 궁중 춤을 공부했다. 무용평론가 김매자씨는 "그는 대만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지만 그의 춤은 아시아 춤의 요소와 특징을 함께 갖추고 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세계 무대에 린 화이민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리용 댄스 페스티벌에서 "수월(水月)"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다. "수월"은 달과 물이라는 소재로 불교적인 이미지는 물론 도교와 같은 동양적 철학을 표현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전세계를 무대로 보여준 뛰어난 예술적 성과로 2000년 발레 인터내셔널 잡지에 지리 킬라안,머스 커닝햄,월리암 포사이드등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함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02)580-113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