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출고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지난 16일 1위 업체인 진로가 주력 제품인 '참진이슬로' 출고가격을 6백90원에서 7백40원으로 50원(7.2%) 올린 직후 금복주 두산주류BG 대선주조가 기다렸다는 듯이 뒤따라 가격을 올렸다. 금복주는 7백3원에서 7백40원으로 37원(5.3%),두산은 6백70원에서 7백40원으로 70원(10.4%),대선은 7백원에서 7백50원으로 50원(7.1%) 인상했다. 보해양조 등 다른 지방 소주사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업계는 병값 등 부자재 가격이 올라 출고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주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정 가격이 최근 전혀 오르지 않았는데도 업체들이 출고가를 평균 7% 이상 인상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주업체 관계자는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조만간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번 인상분에 일부 반영했다"고 말했다. 병값 상승이 요인이었다는 업계의 설명에도 의문점이 적지 않다. 병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평균 7% 이상 올릴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회사의 경우 신병 구입 가격이 1백23원에서 1백35원으로 12원,빈병 수집 수수료가 개당 8.5원에서 13원으로 4.5원 올랐다고 밝혔다. 병 1개에 원가가 16.5원 올랐을 뿐이다. 소주 출고가를 병당 50원이나 올릴 만한 원가 부담은 아닌 셈이다. 다른 소주업체들은 인건비 물류비도 올랐다고 말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원가내역서는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소주가격 인상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폭 이상으로 올린 업계 이기주의의 한 단면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