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투기(미그 19기)가 20일 오전 연평도 상공의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되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해 남북한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즉각 정보팀을 가동해 침범의도 등 다각적인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 단순 실수인가, 의도적 침범인가 =북한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 전투기의 이번 NLL 침범은 북한이 지난 17일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정전협정 의무 이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당시 담화에서 "정전협정은 미국측이 북한에 대해 봉쇄할 수 없도록 돼있다"면서 북핵사태와 관련, 미국이 대북제재를 가할 경우 정전협정 의무 이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달 시작되는 한.미 양국군의 연합전시증원연습(RSOI)과 독수리 훈련을 '선제공격 시도'라고 비난하고 이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일종의 무력시위를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전투기들은 NLL 북쪽 10㎞ 정도까지는 자주 기동하지만 NLL 부근까지 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해 이번 NLL 침범이 단순 조종실수일 가능성을 배제했다. 또 해상에서의 NLL 침범은 자주 있었지만 북한 전투기의 NLL 침범은 지난 8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인 것도 실수라기보다는 의도적 도발임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 NLL 침범 전투기 단독 비행했을까 =군 당국은 일단 레이더 항적을 근거로 북한의 미그 19기 1대가 단독으로 NLL을 침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항공기가 근접거리에 있을 경우 레이더상에 나타나는 항적으로는 2대가 1대로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2대를 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훈련성격에 따라 1대 또는 2대 이상이 동시 비행할 수 있다"고 말해 당시 NLL을 침범한 북한 전투기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침범의도를 분석하는데 있어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