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리자유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환율과 함께 엄격한 통제를 받아온 금리의 자유화는 중국 금융개혁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2002년 중국 통화정책 집행보고'를 통해 '선 외환,후 인민폐''선 대출,후 예금''선 장기 거액,후 단기 소액'식으로 금리자유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그 일환으로 이날 저장성 원저우(溫州)시가 제시한 금융회사의 예·대출 금리 자유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안을 승인했다. 원저우 인민은행 분행의 지밍 행장은 "담보부족으로 대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 민영기업에 자금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실험적 조치"라며 "금융회사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대출금리로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또 원저우시의 경우 민간자본이 상업은행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 지역 상업은행의 국유지분을 현재의 평균 34%에서 10%로 낮춰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농촌신용사들이 소액대출을 위주로 하는 민간 상업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리자유화와 함께 국유은행의 덩치를 줄여 부실을 털어내는 한편 소액 대출을 전담할 소규모 민간 상업은행을 양성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