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점유율 급상승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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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격과 판매방식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대형 할인점들이 힘겨루기를 계속하는 사이 할인점 가전시장에서 LG전자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점포당 2,3명인 판촉요원을 철수시킨 지난 8일 이후 LG전자 제품의 할인점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A할인점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LG와 삼성의 매출 비중이 74대 26으로 집계됐고 최근엔 그 격차가 80대 20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매출 쏠림 현상은 두 회사 제품이 박빙의 경합을 벌여온 TV VTR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핵심 품목에서 두드러졌다.
지난달 LG와 삼성의 TV VTR 매출비중은 47대 53이었으나 이달엔 74대 26으로 역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B할인점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할인점 시장에서 판촉요원은 고객과 최일선에서 만나는 첨병과 같은 존재"라며 "삼성측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LG와의 매출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사 제품이 할인점시장에서 선전하자 할인점 영업을 강화하는 등 삼성전자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반사이익을 얻는 데 만족하지 않고 경쟁사 제품의 판매 공백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는 요즘 핵심 점포에 판촉요원을 1명씩 추가로 파견하고 판촉행사에 여성 도우미를 보내고 있다.
또 삼성이 할인점에 납품하지 않는 PDP TV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C할인점 관계자는 "LG전자측에서 다음달부터 일부 인기 품목 납품가를 내려주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순 프로젝션TV,HDTV,인테리어 지펠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할인점 납품가를 3∼5% 올리면서 촉발된 삼성전자와 할인점간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은 최근 할인점에서 판촉요원들을 철수시켰으며 4월부터는 할인점들이 배송을 책임지고 제품별로 20∼30대씩 선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할인점들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할인점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삼성측 주장에 대해 "판촉·배송·재고 부담을 모두 떠안으라는 것은 물건을 팔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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