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변변하게 다니지 못하며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알려진 성완종 대아건설그룹 회장(52)은 21일 대구 지하철 참사로 세 남매를 고아로 남겨둔 채 목숨을 잃은 주부의 사연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1년 전 심장마비로 남편을 잃은 주부 박정순씨(34·경북 영천시 회남군 귀호리)가 숨지기 직전 "어머니,애들 좀 잘 보살펴 주세요. 저는 죽습니다"라며 시어머니에게 휴대폰으로 유언을 남겼다는 얘기가 성 회장을 울린 것. 주부 박씨는 두 딸 엄수미(9),난영양(7)과 아들 동규군(5)을 위해 학교 식당에서 주방일을 했다.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일자리를 갖겠다"던 그는 조리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요리학원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성 회장은 자신이 세운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박씨의 유가족 3남매에게 초등학교부터 대학졸업 때까지의 등록금을 전액 지급키로 했다.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성 회장은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잃은 어린이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을 어어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학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또 "개인적으로도 어린 시절 서산에서 초등학교만 마친 뒤 서울로 올라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어 더욱 이들 남매를 돕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