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흑자기업의 부도.' 지난 20일 12억여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쓰러진 화인썬트로닉스의 부도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회사는 1998년부터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코스닥기업 중 대표적인 재무구조 우량 기업으로 꼽혔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최종 부도금액은 국민은행 9억9천만원,조흥은행 2억9천만원 등 모두 12억8천만원.그러나 이는 화인썬트로닉스의 재무제표에 올라있는 보유 현금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먼저 이 회사는 지난해 3·4분기 현재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15억원 가까이 올리면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이 1백81억원에 달했다. 또 98년 이후 연속 흑자 이익잉여금만 1백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재무제표만 놓고 본다면 어느 기업보다 영업과 재무구조 측면에서 튼튼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부도는 장부에는 나타나지 않는 '대주주 리스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부도가 지난해 3월 회사를 인수한 대주주과 연관돼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빌렸던 돈을 갚기 위해 대주주가 회사 돈을 빼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사 투자자들은 대주주와 경영진 책임을 묻기 위한 증거 확보에 나서는 한편 검찰 고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인썬트로닉스는 오는 26일부터 7일 간의 정리매매 기간을 거친 뒤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예정이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부도로 퇴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