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최태원 회장 구속영장 청구] 재계, 기업활동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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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1일 최태원 SK(주)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는 등 사법처리 절차를 밟자 재계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설마 구속까지야 시키겠느냐"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으나 오후 들어 구속이 확실시되는 상황으로 바뀌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도주의 우려도 없는 현직 경영자를 굳이 구속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재벌 군기를 잡는 관행이 반복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모 그룹 관계자도 "아무리 여러가지 이유를 갖다대도 지금 시점은 오해를 살만한 시기"라고 꼬집었다.
재계는 이번 사태가 SK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인도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를 보는 눈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활동도 위축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외국계 헤드헌팅업체 관계자는 "고급인력 스카우트를 의뢰했던 다국적 기업 한국 지사들이 최근 의뢰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해달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북핵 등 지정학적인 국가위험도(country risk) 외에 이같은 한국 상황이 '경영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특히 이번 사태가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고발에서 촉발된 만큼 시민 단체들의 향후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무역업체의 한 사장은 "기업들이 앞다퉈 투명성,윤리 강화 등을 내걸고 열심히 하겠다는 선언을 잇달아 내놓을 것"이라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늘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