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불가사의 중 하나 '앙코르와트'] 세계 예술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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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국과 캄보디아를 전쟁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던 도화선이 바로 앙코르와트 사원이다.
한 태국 여배우가 "캄보디아가 앙코르와트를 돌려주지 않으면 캄보디아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자 분노한 캄보디아 국민들이 프놈펜 주재 태국대사관을 불 지르는 등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결국 태국의 보복을 두려워한 캄보디아 정부의 사과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앙코르와트를 둘러싼 양국 간의 갈등은 여전히 남게 됐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의 자존심이자 세계적인 유산이다.
캄보디아 유일의 맥주 이름이 앙코르이고 자국 담배도 앙코르일 정도로 그들은 앙코르의 후예임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고 하는데,그 첫 번째가 어떻게 세계 최빈국(1인당 국민소득이 2백60달러)이 이런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앙코르와트가 위치한 시엠리엡이란 마을은 세계 최고의 문화 관광지 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식당과 호텔 이외에는 변변한 위락시설이 없는데다 길거리에는 남루한 옷차림과 맨발로 다니는 주민들이 비참한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두 번째는 그 규모와 예술적 가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
흔히 '앙코르와트'로 통칭되는 이곳의 원래 명칭은 '앙코르'다.
8-13세기에 걸쳐 시엠리엡을 중심으로 반경 64km에 수도를 세웠던 앙코르 제국은 당시 인구 1백만명이 살았을 정도로 강대한 왕조였다.
앙코르와트는 이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알려진 사원의 하나.
이런 사원이 관광객에게 개방된 34개 말고도 60여개나 더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
마지막으로 너무나 많은 곳이 망가지고 무너져 있다는 점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1860년 프랑스인 앙리 무오가 발견할 때까지 앙코르는 정글 속에 묻혀 있었다.
초창기에는 프랑스인들이 엄청난 유물을 훔쳐 갔으며 이후 도굴과 내전으로 인해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말았다.
1908년부터 복구작업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진행중이지만 원상태로의 복구는 거의 불가능하다.
앙코르와트는 '사원의 도시'란 뜻이다.
종교적인 건축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인 81ha의 넓이에 거대한 해자와 웅장한 다리,우뚝 솟은 5개의 탑이 장관이다.
특히 사원의 벽면마다 조각돼 있는 부조물은 그 정교한 솜씨와 생생한 표정,깊이 있는 힌두교 전설을 담고 있어 찬사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해질 녁 중앙탑 너머로 노을질 때 바라보는 앙코르와트의 모습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앗아가기에 충분하다.
'거대한 도시'라는 뜻의 앙코르톰은 하나의 유적이 전부인 다른 곳과는 달리 성곽 안에 여러 유적이 몰려 있다.
관세음보살상이 압권인 바욘을 비롯 왕궁터인 피미아나카스,피라미드형 사원인 바푸온,코키리와 문둥이 테라스가 유명하다.
영화 '툼 레이더'의 촬영장소로 잘 알려진 타 프롬은 건물을 뚫고 나온 나무들이 기둥과 벽을 감싸는 특이한 모습 때문에 인기가 높다.
귀신이 나올 듯한 을씨년스런 폐허 같지만 오히려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다.
발견 당시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복구작업을 금지시킨 곳이다.
이밖에 유일하게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반티아이 쓰레이,무너진 돌더미들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레아 칸,네 개의 조각상이 유명한 니악 피안,일몰 풍경이 아름다운 프놈 바켕 등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롤루오스나 프놈 쿨렌,톤레삽 호수 등을 가볼 만하다.
시엠리엡의 캄보디안 가이드들은 '한국 관광객은 하루,일본인은 3일,유럽인들은 7일을 본다'고 말한다.
'주마간산'으로 사진 찍는 관광에 익숙해 있는 한국 관광객들이 앙코르 문명의 진수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아무리 빨리 구경한다 해도 하루에 사원 4개 이상은 무리다.
일주일 동안 봐도 34개를 다 볼 수 없는데,하루 이틀 구경해서는 앙코르와트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좀 웃기는 얘기다.
앙코르와트에 심취한 외국인들 중에는 한 달 이상을 머물면서 개방되지 않은 사원까지 보기도 한다.
하지만 앙코르와트의 진정한 여행 재미는 유적 감상에만 있지는 않다.
먼지가 풀풀 나는 시엠리엡의 거리를 거닐며 만나는 포장마차와 1달러도 채 하지 않는 로컬식당의 식사들.
그리고 모토와 시클로들.
가난하지만 명랑한 미소를 잃지 않는 주민들과의 만남이 앙코르와트를 잊지 못할 추억거리로 만들어 줄 것이다.
* 여행문의 = 프라이데이(02-720-3242)
글=장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