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까.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23일 "'눈과 가슴'의 높이를 국민에게 맞춘다는 노 당선자의 뜻을 취임사에 반영했다"며 "이번 취임사는 과거와는 달리 권위주의 용어를 지양하고 평이하고 명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한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화려체를 추구하지 않고 간결체 위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취임사는 일단 노 당선자가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한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건설과 한반도 평화정착,한국사회 내부의 건강 등 3개 분야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 정부의 4대 국정원리인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의 원리와 함께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참여와 통합의 정치개혁 등 12대 국정과제를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핵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과 북핵 불용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대미관계와 관련해선 미래지향적·수평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노무현 독트린'같은 극단적인 외교정책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노 당선자도 이날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것을 발표해서 스스로 입장을 굳혀버리면 판단과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면서 "그러나 내가 확실히 하려는 것은 전쟁을 없게 하고 아주 결정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관해 우리 의견을 충분히 전하고 미국을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사는 김종심 저작권심의조정위원장,김호기 연세대 교수,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참여한 집필소위에서 초고를 만들고 이 대변인이 김한길 기획특보의 의견을 구해 지난 17일 심야 집필을 거쳐 노 당선자로부터 최종 재가를 받았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