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함께 "쌍두체제"를 이룰 정책실장에 개혁성향의 학자인 이정우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경북대 교수)가 기용됐다. 차관급으로 정책실장을 보좌할 정책수석에는 정통관료인 권오규 조달청장이 발탁됐다. 정책수석은 청와대 조직도 상으론 비서실장 아래에 놓이지만 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가 정무분야를 집중적으로 챙기기로 교통정리가 되어있어 각 부처의 정책점검은 이-권 라인이 총괄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비서실장에게는 정무수석과 함께 정무에 중점을 두고 정부 부처의 업무는 정책실장이 챙기도록 하겠다고 언급한바 있다. 여소야대 정국인데다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 등 정치현안이 산적한 점을 감안해 정무분야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권 체제의 정책실은 외형상 이전의 비서실에서 하던 각 부문별 수석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된다. 경제,교육,문화 등 각 부문별 수석비서관이 없어지면서 정책실장이 이를 총괄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노 당선자가 장관들에 대해 "청와대와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책임지고 일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정책실장이 행정 각 부처의 업무와 관련해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실장 내정자의 성격이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빠진 일과 뒤처진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각 부처의 개혁과제와 공약이행을 평가하고 부진한 과제에 속도를 높이는 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실장은 전체를 총괄하면서 이론적 측면을 점검하고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은 권 수석이 실무를 직접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