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명륜동 자택에 머물면서 취임사 원고 검토와 내각 인선 구상에 몰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명륜동 자택을 나서 평소와 달리 대통령직 인수위 사무실이 있는 정부청사 별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노 대통령은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내과 송인성 교수의 안내를 받아 건강검진을 했다. 이어 이발과 목욕 등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 뒤 취임식 관련 준비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노 대통령측의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 등 취임식 외교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5일 취임식 후 고이즈미 일본총리와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미.일.중.러 한반도 주변 4강 외교 책임자들과의 대화가 북한 핵문제를 푸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이들 국가의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찾는데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오후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입주를 위해 자택 내 짐을 꾸리기도 했다. 명륜동 자택은 새 입주자가 들어오는 내달 10일께까지 노 대통령의 장모와 처형, 장남 건호씨 부부가 마무리 정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건호씨는 이후 시내에 마련한 20평대 전세아파트로 분가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일인 25일 오전 10시 자택에서 주민들의 환송 속에 간단한 환송행사를 가진 뒤 대통령 전용1호 캐딜락을 타고 국립현충원으로 향할 계획이다. 전용차 운전은 노 대통령이 13대 첫 국회의원이 된 지난 88년부터 함께 해온 최영씨가 계속 맡게 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25일 0시를 기해 군 통수권을 비롯한 통치권 행사권한을 부여받았다. 이에따라 유임된 것으로 알려진 안주섭 경호실장은 이날 0시부터 노무현 새 대통령 주변과 사저에 대한 경호권을 정식 인수, 국가원수 경호에 들어갔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