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Mbps급 VDSL이 선보인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50Mbps급 서비스가 시범 제공될 정도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엔 망 인프라의 광대역화가 필수적이다. 늘어나는 정보유통량을 감당할수 있을 만큼 망 역시 고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VDSL을 중심으로 한 초고속인터넷 속도 경쟁은 출혈경쟁이라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KT의 전략 =KT는 지난 24일부터 전국 단위에서 20Mbps급 VDSL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부터는 VDSL 기술로는 최고 속도로 알려진 50Mbps급 서비스를 서울과 경기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반주택 지역에서도 VDSL 서비스를 제공키로 해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아직 케이블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은 20Mbps급 기술이 개발되지 못해 하나로와 두루넷으로선 가입자들을 KT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50Mbps급 상용서비스는 국산칩 개발시기를 봐가며 결정할 방침이다. 오는 4월까지는 전국 규모에서 50Mbps급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KT는 보고 있다. KT는 올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를 5백65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중 VDSL 이용자수는 1백만명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VDSL 회선수를 약 1백40만 회선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KT는 또 VDSL 다음 단계 기술인 FTTH(Fiber to the Home) 방식의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기술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내년까지 1백Mbps 이상의 기술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의 대응 =하나로통신은 'KT보다 한발 빨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아래 '하나포스 V100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지난달 17일 20Mbps급 VDSL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틀 뒤인 29일부터는 서울지역 2개 아파트단지에서 50Mbps급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달말부터 50Mbps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원희 하나로통신 마케팅담당 이사는 "VDSL 서비스를 ADSL 가격으로 제공하는 KT의 공세에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앞으로 가격보다는 상품구성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쪽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나로는 올해 VDSL 가입자를 80만~90만명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데이콤.파워콤의 도전 =데이콤은 파워콤의 광동축혼합망(HFC)을 통해 20Mbps급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50Mbps급 VDSL은 하향(내려받기) 속도만 50Mbps가 나고 상향(올리기)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HFC망은 양방향 같은 속도를 내는 망특성을 갖고 있어 20Mbps 기술만 개발되면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통신.방송 융합시대에는 케이블TV 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HFC망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연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