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25일 오전 10시55분 무대 오른쪽에 도착하면서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됐다. 노 대통령 내외는 김석수 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내나라 내겨레' 연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컴퓨터 전문가 안철수 사장, 장경숙 평택푸드뱅크 소장 등 국민대표 8명과 함께 단상에 올랐고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서 우뢰와 같은 박수로 신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이날 취임식장엔 본행사 시작 4시간 전인 오전 7시께부터 초청인사들이 속속 입장, 자리를 잡았다. 선착순으로 배정된 단상 정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 주변 교통을 통제했던 탓에 의사당 주변 지하철 여의도역은 취임식장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로 오전 내내 붐볐다. 취임식장에 못들어간 일부 시민들은 식장 밖에 설치된 멀티비전으로 식을 관람했다. ○…이날 행사는 대구지하철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예정됐던 일부 대중가수들의 공연을 취소하고 장엄하고 경건한 분위기 위주로 진행됐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23호 지정자인 안숙선 명창이 고수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작창(作昌)해 불렀다. 이어 안 명창과 국립창극단이 '아름다운 금수강산', 국립합창단과 국립오페라합창단 등 총 7개 합창단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우리가곡 '해뜨는 나라의 아침'을 합창했다. 취임식장 애국가 제창은 지금까지 주로 중견 성악가가 출연해 선창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를 수석 입학한 올해 17세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군이 이끌었다. ○…이날 취임식장에는 노란색 옷을 입은 아기들을 품에 안거나, 유모차를 끌고온 젊은 부부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노란색 두건과 노란색 옷을 입고온 '노사모'회원들도 취임식장에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노 대통령의 연설 도중 환호와 박수로 취임식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대북 핵문제와 관련, 평화적 해결을 강조할때는 기립박수로 호응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 중앙통로를 통해 취임식장을 빠져 나가면서 환영인파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일부 시민은 대통령 전용차량에 타려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다가가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퇴장할때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등 웅장한 음악들이 반주로 깔려 웅장하면서도 흥겨운 분위기를 더하기도 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