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언론들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소식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해외 언론들은 노 대통령 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지하철 사고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북한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마찰로 출발부터 난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평화와 번영의 정책을 강조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 핵문제를 대북화해 정책의 연장선에서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노 대통령이 동북아 시대를 열어나갈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미국에 경도되지 않은 대통령이 나온 것 같다"고 논평했다. 미 CNN은 '변화의 종을 울리는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not kow tow)'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직설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두려움 없이 독립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등장은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과 맞아떨어진다"고 논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 대통령이 재벌의 불투명한 경영 스타일을 척결하고 경제력 분산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노조에 경영 참여의 길을 열어 주겠다고 약속, 일부 기업인과 외국 투자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 핵문제, 반미감정 확산에 따른 한.미관계 조정, 대북 송금 의혹, 대구시 지하철 참사 등 산적한 난제를 안고 새 정부가 출발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