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케이블TV사업자들과 정부는 케이블TV를 단순한 방송국 운영으로 생각했습니다. 당시 공보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임원진 중 최소 한사람은 방송3사 출신으로 구성하라고 권고했었죠.모두들 경영마인드가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단순한 방송 송출 뿐 아닌 영상,문자,데이터 서비스 등 모두가 케이블TV의 사업영역이라고 생각했고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회사를 꾸려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업자들이 겪었던 사업 초기의 실수를 줄일 수 있었죠." 서울 강북 지역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큐릭스의 원재연 사장(40)은 케이블TV업계에 흔치 않은 미국 경영대학원(MBA)출신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MBA를 거친 원 사장은 SK그룹 경영기획실에 근무하던 1993년 SK의 신규사업을 검토하던 중 케이블TV사업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케이블TV사업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1994년 2월에 회사를 설립하고 이듬해 업계 최초로 흑자를 시현했습니다. 그 이후 업계 최초의 고객상담 콜센터 구축,초고속 인터넷 사업 추진,중계유선 인수를 통한 MSO화,코스닥 등록 등 다른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지요" 큐릭스는 또 지난 7일 업계 최초로 디지털방송 시험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단방향 디지털방송서비스와 기본적인 양방향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디지털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계속해서 케이블TV업계의 개척자 역할을 해왔지만 원 사장의 경영방식은 조심스러운 편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계획수립을 통해 내실을 기한다는 게 원 사장의 경영방침이다. "규모는 작아도 탄탄하게 다져놓고 치고 올라가는 방식으로 경영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치고 올라갈 시점이에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망업그레이드,디지털 송출장비,자금까지 모두 준비돼있죠.2~3년 내에 서비스지역을 2배이상 키워서 쌍방향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SK텔레콤의 위성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와 연계사업도 벌여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선도 기업이 될 것입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