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yh@ksf.or.kr 며칠전 어느 행사장에서였다. 우리나라 굴지의 학술기관 대표인 A박사가 "요즘 난 무척 불안합니다.얼마 안있으면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네요." 이 말을 듣고 옆에 있던 국책연구기관장 B박사도 "나도 역시 그렇습니다." 모 기업의 C전무도 "요즘은 폭풍전야같은 느낌입니다.불안해서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요즘 5060세대의 일반적인 분위기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그토록 불안하게 만드는가. 닥쳐오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리라. 자고로 세상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다만 지나치게 급격해서 역할과 존재의 연속성에 단절이 생겨 일률적으로 희생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선거혁명을 거치면서 젊은 2030세대들이 변화의 실행자(Change Maker)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보기가 좋다. 마냥 생각없는 철부지들로만 여겼던 신세대들의 의식과 기백이 이렇도록 살아있음을 발견한 기성세대들은 진정 기쁘다. 덩달아 40세대들이 고개를 드는 것도 오히려 반갑다. 하지만 신체적인 연령만을 유일한 잣대로 삼은 획일적인 '세대교체론'은 실로 경악스럽다. 우리세기의 특징적인 변화는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에 있다. 세계를 서로 분리된 부분들의 집합으로 보아왔던 종래의 기계론적인 패러다임이 유기체적인 패러다임으로 대체되어진 것이다. 이것은 모든 현상과 존재의 근본적인 상호의존성과 대연쇄 그리고 순환적 흐름의 필연성을 의미한다. 세대간의 존재와 역할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변화와 개혁은 시대적인 당위며 대세다. 개혁의 전제가 되는 변화를 대하는 자세는 네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복고형,달가워하지 않는 보수형,수용하고 따르려는 적응형,그리고 변화를 주도하고 전파하려는 혁신형…. 생각하건대 혁신형(Change Agent)의 주류가 '연령'만을 기준으로 한 특정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마땅히 능력과 의지가 기준이 될 때 '원칙과 신뢰와 통합'을 표방한 신정부의 기조에도 부합할 것이다. 세대의 벽을 넘은 '참된' 혁신형을 찾아 새 시대에 걸맞은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그것이 변화와 개혁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최우선적인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