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개혁정책은 재벌 계열사인 '블루칩'기업들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정부소유 은행이나 공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메릴린치증권은 26일 신정부 정책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한국시장 투자전략(South Korea Strategy)'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메릴린치는 우선 집단소송제와 상속·증여세 포괄주의에 대해서는 시장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상무는 "집단소송제는 대기업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전횡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상속·증여세 포괄주의도 세금을 피하기 위한 기업,오너 일가간 불투명 거래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대주주 지분요건 강화,노조의 공기업 구조조정 참여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 상무는 "이러한 정책들은 민영화 속도와 기업간 합병을 더디게 하므로 증시에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금융계열사 분리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재벌 소속 금융사가 불법적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던 관행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금융사의 유동성을 제한시키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출자총액제한 강화의 영향은 김대중 정부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