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각료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는' 인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능력이나 자질면에서 언제든 '입각'이 가능한 전.현직 고위 관료 출신 '동원 예비군(?)'들이 이번 인선에서 하마평에도 변변히 오르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동원예비군'이란 호칭은 이들중 한 인사가 "언제든 불러주면 간다"며 스스로의 처지를 빗대 표현한 말이다. 관가에서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행시 14회)를 입각 후보에서 배제된 대표적인 '의외의 인물'로 꼽는다. 기획.업무추진력에 비춰 금감위원장 감으로 고려될 법도 한데 아예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이다. 정덕구 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10회)도 외환위기 때 외채협상 대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의 경력과 특유의 돌파력으로 낙점이 기대됐지만 불발에 그쳤다. '관료 인재풀'이라는 금융통화위원회의 남궁훈 김병일(이상 10회) 이근경 위원(14회)과 김우석 한국은행 감사(14회)도 주위 예상과 달리 소득이 없었다. 현직 관료 중에선 임내규 산자부 차관(11회), 손학래 철도청장(공채 출신)도 주변의 기대를 모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는 평가다. 정보통신부에서도 김동선 전 차관(방송위원회 부위원장.10회), 김태현 현 차관(13회)이 인선 작업 초기에 잠깐 물망에 올랐을 뿐 이후에는 줄곧 후보 리스트에서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소수의 검증된 관료만 기용하는 스타일인 데다 경제부총리가 행시 13회로 젊어져 이제 '잊혀진 인물'이 될 인사들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