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첫 경제팀 색깔] 소신파 많아 '팀워크'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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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첫 경제팀이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로 짜여져 '경제개혁'이 어떻게 추진돼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 경제팀의 핵심축은 진보학자로 분류되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과 안정형 관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진표 국무조정실장(경제부총리 내정), 박봉흠 기획예산처 차관(예산처 장관 내정) 등으로 일단 밑그림이 확정됐다.
여기에 '개혁'의 양대 집행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근영.이남기 현 위원장이 임기직(8월 말 만료) 특성상 일정 기간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개혁 성향의 인물들로 교체될 것이라는 설이 엇갈리는 등 혼선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당분간 '신.구세대' '개혁파와 안정형'의 어색한 동거체제가 점쳐지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손발을 맞춰가면서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경지에 이르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차분하고 합리적'이라는 평이지만,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소신파'라는 소리도 듣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 시절 그가 도입을 제안한 근로소득세액공제(EITC)제도에 대해 재정경제부 관료들이 "해당자들의 소득 파악이 어려워 현실성이 없다"고 반대했음에도 불구, 새 정부 정책과제로 확정시킨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경북대 교수가 된 직후 서울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지만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고 단호히 거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자리에 연연하면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게 주변 인물들의 얘기다.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김진표 국무조정실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재정경제원 세제심의관으로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 속에서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도입하는 등 뚝심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경제관료로서 자부심이 지나칠 정도로 강해 한 번 찍힌 사람들은 확실히 '아웃'시킨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호(好).불호(不好)가 뚜렷하다는 평이다.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는 '보스형'으로 분류된다.
복잡한 사안을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자기 주장을 피력하는 스타일이다.
이근영 금감위원장(행시 6회)과 이남기 공정위원장(7회)은 김 실장과 박 차관(이상 13회)의 고참 선배들이어서 이들이 유임될 경우 '호흡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의 용퇴시 후임으로 윤진식 재경부 차관, 유지창 금감위 부위원장 등 관료 출신 외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 김대환 인하대 교수 등 개혁파 비관료 인사들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신설된 청와대 경제보좌관(조윤제)과 정책수석(권오규)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초부터 청와대와 행정부간 역할을 새로 조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