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암엘에스는 국내 특수 윤활유 시장의 선두업체로 손꼽힌다. 지난 1980년 장암상사로 출발해 초기에는 외국에서 윤활유와 실리콘 등을 수입해 판매했다. 직접 제조에 뛰어든 것은 1990년. 전년도인 1989년 김포시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토종 윤활유 생산업체로 급성장했다. 장암엘에스가 주로 납품하는 업체는 자동차 부품업체와 제철업체,전기전자업체 등이다. 현재 자동차 부품분야에서만 절반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와이퍼 구동모터를 비롯,백미러,윈도우,안테나,엑셀레이터 등 40여군데의 구동모터에 쓰이는 윤활유를 납품한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VTR과 TV 등에 열전도성 윤활유를 공급한다. 특수 윤활유는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소량 다품종 업종이다. 일반 윤활유가 광유에 2~3가지 첨가제를 섞어서 제작되는데 비해 특수 윤활유는 실리콘유,합성유,팜유 등에 첨가제만 5~8가지씩 들어간다. 각 첨가제를 넣을 때마다 온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생산공정에 따라 제품군만 수백여가지에 이르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대기업에서도 쉽게 뛰어들기가 힘들다. 장암엘에스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국내 특수 윤활유 시장은 이미 미국,일본,독일 등 3국 업체들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독과점 시장이었다. 진입장벽도 그만큼 높았다. 인지도에서 크게 뒤진 장암엘에스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에 승부를 걸었다. 당시 10만원대의 VTR의 열전도성 윤활유는 무려 1만원대까지 판매가를 절감시켰다. 장암엘에스 구연찬 대표는 "당시 외국제품들은 원가에 비해 아주 높은 가격을 매기고 국내 시장을 독점해왔다"며 "장암엘에스가 가격대를 낮추자 다른 업체들의 견제가 극심했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에 납품하는데만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겨울철과 여름철에 따라 꼼꼼한 온도테스트를 거쳐 납품에 성공했다. 기술개발에 주력하면서 지난 97년 ISO9001 인증,2000년에 QS9000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업체들로부터 품질에 대해 인정받으면서 수요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초기 1백개에 못미치던 납품업체는 8백여개로 늘어났고 수출 시장도 뚫었다. 지난해에는 17개국에 1백10만달러 규모의 수출성과를 올렸다. 동남아와 중국,멕시코,이란 등 신규 시장을 비롯해 일본,영국 등 윤활유 선진국에도 수출을 일궈냈다. 매출액은 생산초기인 1990년 24억원에서 지난해 1백억원으로 늘어났다. 구 대표는 "수출시장 개척도 보람이지만 무엇보다 외산제품들이 독점하던 국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02)2632-9441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