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끝나지 않은 인터넷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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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인가,재난인가.'
인터넷대란이 일어난 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사고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참여연대는 27일 정부,KT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대상으로 '1·25 인터넷 대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다음주 중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는 인터넷 통신서비스에 관한 관리감독 의무 소홀을,ISP엔 이용약관상의 서비스 제공 불이행을,MS에 대해서는 제조물(SQL서버2000) 결함으로 인한 책임을 소송 이유로 들었다.
참여연대는 정보통신부의 사고원인 발표에서 '알맹이'에 속하는 책임소재 규명이 쏙 빠져 있다며 사고원인 분석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ISP,보안업체 관계자,검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의 조사 결과 이번 인터넷 대란이 '슬래머 웜'의 네트워크 공격에 의한 트래픽 급증 때문이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조사반은 "사용자들이 보안 패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므로 결국 모두의 잘못이다"라며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그러나 "한 예로 당시 정통부 조사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SQL서버 가운데 감염된 서버가 40%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또다른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명확한 원인 규명과 엄정한 책임추궁이 필요한데도 모호하게 넘어가려 한다"며 정부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사고 직후 보안 전문가들을 포함시켜 정밀조사를 벌여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원인 자체가 불가항력적인 재난의 성격이 강해 통신사업자의 관리 소홀을 문제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데에는 사고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의 비공개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 보안 전문가는 "사고 발생시 기록된 각종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며 "투명행정만이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장원락 산업부 IT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