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이후 바둑이 불리했었는데 운좋게 이겨서 너무 기쁩니다." 장시간의 접전끝에 우승컵을 안은 김세영씨는 아직 우승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김씨는 롯데햄우유배와 한국여성바둑연맹배 등 많은 대회에서 우승한 아마바둑계의 강자.해마다 여류입단대회를 앞두고 '입단 1순위'로 꼽혔지만 번번히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해 입단에 실패했다. 김씨는 "대회를 앞두고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해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비운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김씨의 기풍은 매우 전투적이다. 때로 안싸워도 될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싸움을 걸어 바둑을 그르치는 일도 종종 있다고. 좋아하는 기사는 '바둑황제' 조훈현9단. 올해 명지대 바둑학과에 진학하는 김씨는 "앞으로 바둑과 함께 폭넓은 분야의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