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씨(23.명지대 바둑학과)가 제30기 아마여류국수전에서 최강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LG홈쇼핑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김씨는 상패및 연구비 2백만원과 함께 한국기원으로부터 아마5단 인허증을 받게 된다. 이밖에 이소용(학생부.명지중2),박현정(꿈나무조.양정초등5),허가영(일반부A.성균관대 사회체육계열),문종심(일반부B),송영옥(일반최강부)씨등이 부문별 우승컵을 안았다. .김세영씨와 문도원양(갈현초등5)이 맞붙은 최강전은 시종일관 관전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초반은 흑을 쥔 김씨가 이끌었다. 귀의 실리를 착실하게 챙긴 데다 좌중앙 백4점을 포획,흑이 편한 바둑을 만들었다는 게 관전자들의 평가. 그러나 이때부터 문양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중앙의 거대한 흑대마가 미생이라는 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패공방끝에 하변 일대에 대가를 형성했다. 이후에는 두 기사는 물러서지 않는 기세의 충돌로 역전의 역전을 거듭했다. 막판까지 승부의 윤곽을 점치기 힘들 정도의 난전이었지만 행운의 여신은 결국 노련미에서 앞선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윤기현 심판장은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문양의 끈기도 대단해 앞으로 장래가 촉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장에서는 바둑판위의 대결 못지 않게 참가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반외 응원전'도 뜨겁게 펼쳐졌다. 꿈나무조에 출전한 딸 조은진양(신석초등4)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아버지 조국환씨는 수시로 대회장을 들락날락하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명지바둑학원을 운영중인 조씨는 이날 딸응원을 위해 학원수업도 하루 쉬었다. 조씨는 "은진이가 7살때부터 바둑을 시작했는데 기재도 있고 본인도 바둑을 재미있어 해 계속 공부시키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프로로 입단해 본격적인 기사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은진양은 그러나 아버지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준결승전에서 꿈나무조에서 우승한 박현정양(양정초등5)에게 두집반을 져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대회장에는 정상급 아마강자 홍맑은샘 7단이 오전 일찍부터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홍7단은 일반부B조로 출전한 여자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에 왔다고. 홍7단의 여자친구는 이번 대회 참가자중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 중경대 경제학과에 재학중인 사토 카나코씨(23). 두 사람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홍7단이 한국대표로 참가하면서부터 인연을 맺었다. 사토씨는 당시 대회 공식기록요원이었다. 방학을 맞아 서울에 온 사토씨는 홍7단을 통해 한국어와 바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사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선 약 일주일간 홍7단으로부터 집중적인 지도를 받았다. 홍7단의 열성적인 코치때문인지 사토씨는 8강전에서 거의 졌던 바둑을 역전승으로 뒤집었으며 결국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결승에서도 사토씨는 막판까지 우세하게 판을 이끌었지만 초읽기에 몰린 나머지 패를 허용하면서 대차가 나자 선선히 돌을 거뒀다. 홍7단은 "막판 실수만 없었다면 미세하게나마 이기는 바둑이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홍7단은 그러나 "결승까지 올라온 것 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됐으므로 앞으로는 더 잘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