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직원들은 경제부처 직원이 아닙니다. 노동부는 근로자 편에 서서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27일 가진 취임식과 기자간담회에서 노동부의 위상과 역할을 이처럼 정의하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만큼 노동부의 요구수준을 미리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영계에 치우친 사회적 불균형을 고쳐 나가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앞으로 개혁적인 노동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 장관은 노사 양측에 대해 양비론적 시각을 내비췄다. "대기업 노조의 경우 비정규직과 영세기업 근로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대기업들은 과거의 노무관리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국가 경제나 기업이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노동부가 기업과 경제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노동부답게 거듭 태어나는 자세를 갖고 노동의 시각에서 문제를 제기해 다른 부처들과 의견을 조율해 나가면 (노동시장의 질적) 변화는 반드시 생겨나게 돼 있다"고 자신했다. 권 장관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선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비정규직 관련제도를 개선해 부당한 차별을 시정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회에 계류중인 주5일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수 있도록 입법여건을 조성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수 있는 고용허가제 도입관련 법률도 빠른 시일내에 제정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