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반등세를 지속하던 뉴욕 증시가 지난주엔 약세로 마감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주가의 발목을 또 다시 잡았다. 주중반 다우지수는 7,800선,나스닥지수는 1,300선 붕괴 직전까지 떨어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후반 잇따라 발표된 호전된 경제지표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완화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다우지수는 1.58% 떨어진 7,891.0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0.85% 하락한 1,337.52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0.83% 떨어진 1,337에 마감됐다. 전통주에 비해 반도체 정보통신 등 IT관련주의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의 미 증시상황을 "이라크전 우려가 호전된 경제지표를 제압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27일 미국의 1월중 기업들의 내구재(공장기계등) 주문이 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구재 주문 증가율은 지난해 7월 이후 반년만에 가장 큰 폭이며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에 힘입어 주초반 큰 폭으로 하락하던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섰다. 2월28일에도 호재성 경기지표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무기력한 뉴욕증시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당초 추정치(0.7%)를 크게 상회하는 1.4%(연율 기준)로 집계됐다. 경제동향분석기관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최악의 시련기를 맞은 미국 경제가 당초 우려 만큼 심하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면서 "적어도 난관 극복을 위한 토대는 마련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2월 시카고구매관리협회(PMA)지수가 1월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4개월 연속 50을 넘어선 것도 증시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긍정적인 경기지표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는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증시는 이라크 사태 추이에 따라 출렁거릴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주 미 증시에선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리먼브러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댄 나일스가 인텔의 순익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게 호재로 작용,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8% 상승했다. 인텔 주가는 2.9% 올랐으며 반도체장비업체인 아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7% 상승했다. 특히 인터넷주의 대장주로 꼽히는 야후는 지난 한주동안 5.14% 상승한 20.85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