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두루넷이 3일 서울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KT와 하나로통신 양강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두루넷은 이날 "2001년 말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부채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였으나 데이콤과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고 전체 차입금(6천억원대)중 절반 가량이 올해 만기도래해 부득이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루넷 대주주인 삼보컴퓨터는 최근 데이콤과 두루넷을 자산인수방식(P&A)으로 매각키로 협상을 벌여왔었다. 하지만 데이콤이 두루넷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2천억∼3천억원의 신규대출을 인수조건으로 내걸고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두루넷은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 결정 여부에 따라 회생이냐 파산이냐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법정관리 개시 결정은 한달내 이뤄지며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채무조정 등의 절차를 밟아 기업회생에 나서게 된다. 두루넷은 1998년 국내 최초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99년에는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미 나스닥시장에 직상장하는 등 화제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KT 하나로통신 등과의 경쟁 격화로 2000년 이후 매년 2천억원대의 순손실이 발생,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편 삼보컴퓨터는 두루넷 투자손실을 지분법 평가 방식으로 지난해 실적에 이미 반영,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한 추가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