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신용카드에 이어 가계.중소기업 대출 연체율까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은행들이 연체율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3월을 '연체 감축의 달'로 정하고 가계 신용카드 중소기업 등 전부문의 연체율 낮추기에 전사원이 나서기로 했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1월 2.7%에서 지난달 3.0%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이날 월례조회를 통해 "실적을 키우기 위해서는 외양 확대보다 사후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연체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월말에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보여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연체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환가능성이 낮은 연체고객의 담보물을 우선 경매처리키로 했다. 우리은행은 연체관리를 위해 전지점에 연체율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면 영업점 평가시 10%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또 다음달부터 연체 징후가 있는 고객을 집중관리해 연체를 사전에 차단키로 했다. 이를 위해 △다른 금융회사 부채가 과다하거나 △만기연장 자격평가(BSS) 시스템에서 7∼10등급에 해당되거나 △상습 연체사실이 있는 경우 문자메시지 등으로 이자납기일 등을 주지시킬 예정이다. 조흥은행도 연체관리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연체관리 위탁업체를 복수로 늘려 경쟁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또 단기연체 관리인원을 현재 30명에서 2백명선으로 대폭 확대해 카드 연체율을 하반기에는 한자릿수로 잡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쓰는 고객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했다. 우선 다중카드 사용자가 연체할 경우 즉시 '요주의'로 분류해 본부에서 정밀 심사토록 했다. 또 최근 3개월간 사용액이 급증한 고객의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해 잠재적인 카드불량 고객이 가계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경기가 악화되면서 각 부문 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은행마다 연체율 낮추기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