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주주들에게는 배당으로 65억원만 준다." 롯데삼강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롯데계열 3인방의 2002사업연도 배당정책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삼강은 전년과 같은 주당 7백50원의 배당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에따라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은 0.86%로 전년의 0.93%보다 떨어졌다. 롯데제과는 전년보다 33% 증가한 주당 2천원의 배당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3.24%에서 2.75%로 감소했다. 롯데칠성도 33% 늘어난 주당 2천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이 회사의 배당성향은 2.11%에서 2.25%로 소폭 높아졌지만 2001사업연도의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20.93%)이나 2002사업연도 배당계획을 밝힌 상장사 평균(23.3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총 2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했다. 그러나 주주에게 되돌려주는 배당금은 총 65억원에 그친 셈이다. 롯데 3사의 이같은 배당정책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들 3사가 최근 2∼3년간 최고 9배의 시세차익을 주주들에게 안겨줬다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수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내부유보에 주목한 가치투자가 유행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롯데 3사의 주가는 상승을 거듭해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투자로 인한 이득은 시세차익과 배당소득으로 구분된다며 배당을 적게 한다고 해도 그를 능가하는 시세차익을 주주들에게 줬다면 굳이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주를 무시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라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 3사는 정보제공 등 기업투명성에도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의 대부분은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에게 돌아갔다"며 "배당 등 주주중시 경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롯데 계열사 주식이 언제까지 비싼 값을 유지할지 관심거리"라고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