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총수' 주룽지 총리(75)가 야인으로 돌아간다. 주 총리는 5일 개막된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마지막 정부공작(업무)보고를 했다. 그는 이번 전인대 1차회의를 끝으로 원자바오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물려준다.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중국 최근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난 98년 주룽지를 총리에 임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덩샤오핑이 그린 개혁 개방의 밑그림을 현실화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마오쩌둥 시절 사소한 말 한마디로 반우파 투쟁에 희생돼 21년간 한직을 떠돌았다. 그러나 1991년 국무원 부총리로 발탁된 이후 12년간 사실상 중국 경제를 이끌어왔다. 특히 총리가 된 이후에는 △국유기업 개혁 △금융의 부실채권정리 △정부업무 효율화 등 3가지를 내걸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중국 국민들과 해외에서는 청렴한 사생활과 뛰어난 경제정책으로 가장 인기 있는 중국 지도자로 통했다. 천시퉁 전 베이징시 당서기를 부패혐의로 조사하는 일이 지지부진하자 "1백개의 관을 만들어라.그중의 하나가 내 것"이라며 독려,단숨에 문제를 풀어낸 일화도 남겼다. "공직에서 떠날 때 인민들이 나를 청관(淸官)이라고 부르기를 희망한다"는 주 총리. "고향인 창사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책만 볼 수 있게돼 좋다"는 그를 세상이 그대로 내버려둘지 관심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