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경기진단] 中企대출 '속빈강정' .. '은행권 대출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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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 늘면 소비와 투자에 불을 지펴 경기회복에 기여한다.
반면 대출 증가세가 꺾이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 이어져 경제성장도 위축된다.
때문에 대출동향은 경기의 선행 또는 동행지표로 꼽힌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은 자체신용에 의한 직접금융 조달비중이 높다는 점에서,가계대출은 소비증대로 이어지긴 하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간접적이기 때문이다.
올들어 은행권은 수신(예금)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대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기업들의 차입기피 및 부동산경기 침체로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1월말 현재 총수신잔액은 1백40조3천6백94억원으로 작년말(1백40조7천2백96억원)에 비해 3천6백2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수신도 66조7천8백15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2천9백억원 줄었다.
조흥은행 역시 52조5백89억원으로 3천8백억원 감소했다.
대출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두드러졌다.
반면 가계대출과 대기업대출은 제자리걸음이거나 감소한 은행이 많았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백18조7천52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9천6백74억원 증가했다.
이중 대기업대출은 6조6천1백93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6백52억원 줄고,가계대출은 74조3천7백72억원으로 6백76억원 증가하는 등 거의 제자리였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대출은 37조7천87억원으로 9천6백50억원 늘었다.
우리은행도 중기대출 잔액이 22조7천1억원으로 7천5백47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가계대출과 대기업대출은 22조8천74억원과 3조9천9백52억원으로 각각 1백22억원과 6백52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늘었다는 사실로 향후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대출이 부동산업 등 비제조체로 집중되고 있는 등 속내용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3백40조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18%(52조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2백31조원으로 전년말보다 26.3%(48조원)나 늘어났다.
이중 부동산업과 도소매 건설 숙박음식업 등 비제조업대출은 35.2%인 35조원이 증가,전체 기업대출 증가액의 67%를 차지했다.
또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사실상 가계대출과 다름없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34% 늘었으며 여관 유흥업소 등 과거 여신금지업종에 해당되는 대출은 21조5천억원을 기록,1백1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중기대출이 비제조업으로 몰리는 것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불투명하게 내다봐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자금 용도도 주로 경기를 살리는 설비투자보다는 운전자금 용도가 많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1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설비투자가 1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연구원 이명활 연구위원은 "이라크전 우려 등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확실성 요소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이후 대출이 늘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연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