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3부.끝 : (10) 쏟아지는 어린이 경제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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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빤 돈을 얼마나 벌어?"
"넌 그런거 몰라도 돼."
"우리집은 왜 성식이네보다 작아요?"
"쪼끄만게 별 걸 다 묻네."
"플레이스테이션 사줘요.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단 말이에요!"
"다른 애들이 죽으면 너도 따라서 죽어야 겠구나."
아이를 둔 가정에서 흔히 들림직한 대화다.
하지만 이러한 대사들이 '남의 집 일' 같지 않다면 유감스럽게도 '낙제점' 부모다.
적어도 돈교육에 관한 한 그렇다.
경제교육의 출발과 끝은 결국 가정.
현명한 부모 밑에서 참한 아이가 자라는 법이다.
자녀에게 올바른 금전관을 심어주고 그보다 앞서 부모 스스로가 '경제지식'으로 무장할 수 있는 지침서들을 살펴본다.
세살 경제교육, 여든까지
초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도서출판 을파소) 이후 어린이 경제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단편적인 경제개념을 쉽게 풀어쓰는데서 머물고 있다.
을파소의 권무혁 본부장은 "처음에는 재미있는 동화나 성공한 CEO의 인물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경제가 일상의 일부라는 것과 경제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는 책을 골라준 다음 보다 체계적으로 경제개념을 설명한 정통경제서적을 읽히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어린이 경제동화의 원조격인 '키라'는 '돈 다루는 법'에 대한 쉬운 입문서인 동시에 단계별 응용이 가능한 참고서.
동화처럼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돈의 개념에서부터 돈 관리하는 법, 돈 불리는 법 등을 조목조목 풀어냈다.
"꿈을 꾸지 않고 목표를 이룬 사람은 없다" "처음부터 안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안된다"처럼 삶의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지침까지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10원으로 배우는 경제이야기'(영교)도 짱짱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
동물이 등장하는 풍부한 삽화와 함께 경제 기본개념을 쉽게 설명했다.
돈의 역사, 돈이 필요한 이유, 물건값이 매겨지는 이치, 은행의 역할 등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일러준다.
'머리가 뻥 뚫리는 경제'(웅진닷컴) '레몬으로 돈 버는 법'(비룡소) 등은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가지는 호기심을 경제개념으로 연결시켜 풀었다.
'주변인'이 돼서는 안된다.
청소년기에는 균형잡힌 경제감각과 함께 건전한 직업관이나 장기적인 재테크도 익혀야 할 때다.
'스무살, 이제는 돈과 친해질 나이'(미래의 창)는 '사회초년병을 위한 금융생활 가이드'라는 부제에 손색이 없다.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대로 돈 벌어 올바르게 쓰는 방법을 알려 주고자 했다는게 지은이들(국민은행 금융교육팀)의 말.
'경제공부합시다'(청림출판)도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만하다.
경기, 재정, 물가안정, 금융과 주식시장 같은 경제 전반의 주제들을 문답식으로 풀이하고 그림도 곁들였다.
김영사에서 나온 '10대를 위한 단순하게 살아라'는 경제감각과 더불어 동기부여나 꿈을 이루는 생활법까지 두루 다룬 책.
'청소년판 성공학 교과서'라 할 만하다.
변화경영 전문가 구본형씨가 쓴 '사자같이 젊은 놈들'은 소설형식을 빌려 젊은이들이 인생 목표를 찾고 그를 위해 준비해가는 지침을 준다.
'CEO를 꿈꾸는 10대들에게' '나도 멋진 프로가 될 거야' 등도 권할 만하다.
알아야 가르친다
어린 자녀가 "돈이 뭐예요?"라고 물었을때 답이 궁하다면 '경제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의미.
'무조건 아껴쓰거라'라는 가르침만으로는 '풍요로움'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기 벅차다.
이런 부모들에게 '백만장자들은 자녀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독립시킬까'(홍익출판)은 꽤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백만장자가 아닌 보통 부모들이라도 얼마든지 참고할 만한 구체적인 팁들이 즐비하다.
원광대학교 김정훈 교수가 쓴 '우리아이 경제교육 어떻게 할까'(굿인포메이션)는 보다 '우리적'인 상황에 맞춘 책.
'학용품 값을 부풀려 나머지 돈을 챙기는 비자금형' 등 '돈문제'와 연관된 갖가지 당혹스러운 경우들을 케이스별로 살피고 조언한다.
6권으로 구성된 '어린이 경제백과'(을파소)는 경제전반에 대한 정통 백과사전.
아이들을 위해 집필됐지만 자녀들이 어려운 경제지식을 물어올때 적절하게 이용할 '커닝용'으로도 훌륭하다.
재미있는 경제이야기
경제에 뒤늦게 눈뜬 '어른'들을 위한 책들도 많다.
추리소설 팬이라면 소설형식의 경제학 시리즈-'수요공급 살인사건' '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 '무차별 곡선위의 살인자'(북&월드)-를 읽어볼 만하다.
명탐정 경제학교수를 등장시켜 살인사건을 '한계효용' '기회비용'같은 경제학적 설명에 입각해 파헤치며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
'맛있는 경제, 톡쏘는 경제'(한경BP)는 일상에서 건져올린 기초 경제학 해설서다.
'콜라는 왜 첫 잔이 가장 맛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한계효용의 법칙'을 설명하는등 경제개념을 생생하면서도 쉽게 풀어냈다.
스테디셀러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김영사)는 '지식'과 '재미'의 절묘한 균형을 이룬 책.
애덤 스미스로부터 오늘날 통화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학파나 학자들의 핵심이론을 재미있고 쉽게 엮었다.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한경BP)도 우리 현실에 맞는 토종 사례들로 꾸려낸 흥미로운 경제학 입문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