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현황과 과제] (下) 은행-통신 '영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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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인프라가 확산되고 다양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욕구가 늘면서 금융과 통신의 융합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이용률은 현재 8.6%에 불과하지만 향후 이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고객은 62.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금융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현상은 은행과 통신회사간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둘러싼 '영토전쟁'을 낳고 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네모(NEMO)의 회원은 지난달 2백70만명을 돌파하는 등 통신회사의 은행업 잠식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도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연합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나섰다.
은행으로선 대부분의 금융 소비자가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가 강력한 금융상품 판매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통신회사에도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수료 수익은 매력적인 사업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신회사는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초기의 역할 분담이 깨진 채 두 업종간 경쟁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은행과 통신업체간 모바일 금융 선점경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AT커니 조사결과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사이트는 은행과 통신회사 금융사이트가 각각 41.9%로 양분하고 있다.
이어 신용카드사 사이트가 11.6%를 차지했으며 증권사 사이트가 4.7%로 뒤를 이었다.
통신회사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금융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신뢰도가 지목됐다.
은행과 비교한 이동통신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신뢰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는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신뢰할 수 있다는 대답은 5.8%에 불과했다.
AT커니는 "이동통신사는 기존 고객에 대해 고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단순한 접근방식으로는 초기 고객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결제부문의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금융소비자의 정보기반(customer ownership)을 확보하는게 통신업체의 과제라는게 AT커니의 지적이다.
은행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금융 사용자중 금융사가 아닌 통신회사 사이트 이용자 비중이 41.9%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단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통신회사를 통한 금융 서비스 이용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통신서비스의 정보보안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경우 시장에서 은행 주도권이 현저히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T커니는 "은행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현재 제공중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신속한 저변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한편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역량을 기반으로 모바일 채널을 통한 서비스 제공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처방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