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車부품산업 흔들린다 .. 市, 오토밸리 조성만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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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제를 떠받치는 자동차 부품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 모비스 등 완성차 업체와 대형 부품회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울산에서 보따리를 싸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덩달아 해외진출을 검토하는 중대형 부품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급부상중인 중국에 부품공장을 신설하는 지역 기업이 최근 2∼3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대로 가다가는 울산은 앞으로 몇년도 안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산업 집적지로서의 위상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울산시 중국교류협력지원실의 집계에 따르면 울산지역내 자동차 관련 업체의 중국 투자규모는 지난 95년 이후부터 2002년 11월까지의 누계치가 모두 11건에 2천1백80만달러로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서울의 여건을 고려할 때 중소.중견기업 분야에선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국 투자를 한 셈이다.
지난 한햇동안만도 중국투자 금액이 4백50만달러에 달하는등 지역기업의 중국 투자규모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중국 진출이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울산의 고질적인 노사문제와 인건비 상승 등도 지역 부품업체의 '탈 울산'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의 자동차 소음기 생산업체인 세종공업(회장 박세종)의 경우 지난해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이어 올해는 베이징에 대규모 현지공장을 세워 중국 부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미국 시장에도 동반 진출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정개발 동희산업 용산 등 중국에 진출했거나 추진중인 업체들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울산시는 국내 부품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마련은 외면한 채 공장부지만 마련하겠다며 60여만평의 오토밸리 조성에 집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울산 연구소마저 타지역으로 이전하고 부품업체들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는 마당에 오토밸리와 같은 규모의 경제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계획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업체의 해외진출은 완성차 업체를 따라가야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부품회사들이 울산에 머무르면서도 최고의 기술을 유지하도록 첨단 부품의 개발을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