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야 하나,당겨야 하나.' 이동통신 업계에 3세대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둘러싸고 이같은 논쟁이 한창이다. SK텔레콤은 3세대 서비스인 '준(June)'을 통해 이른바 풀(Pull·당기기) 방식으로 콘텐츠를 집중 공급하고 있는 반면 KTF는 '핌(Fimm)'을 통해 푸시(Push·밀기)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풀 방식은 업체들이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데이터베이스로 쌓아놓으면 소비자가 이 가운데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원하는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같은 서비스다. 이에 비해 푸시 방식은 공중파TV처럼 업체들이 자체 계획과 스케줄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풀 방식으로 '준'에 있는 노을채널 프로젝트X 뮤직채널 등 총 8개 채널에 6천여개의 콘텐츠를 공급중이다. 상당수 콘텐츠가 '준'전용으로 별도 제작됐으며 특히 프로젝트X의 경우 한 편당 평균 3억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모바일 전용영화 4편이 서비스되고 있다. 반면 KTF는 공중파 방송 3사와 케이블TV 등 총 10개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조만간 증권 등 전문 케이블TV 채널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매직엔 멀티큐'를 통해 뉴스 오락 연예 스포츠 등 18개 채널의 콘텐츠를 푸시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두 업체의 전략에 현격한 차가 나는 이유는 투자여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 반면 KTF는 방송 콘텐츠에 의존하는 방법으로 투자비를 아끼고 있는 것이다. KTF 방식의 경우 콘텐츠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지만 정보 이용료를 거두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투자비가 많이 들지만 그만큼 정보이용료 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다. 이와 관련,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준 가입자와 KTF의 핌 가입자 수는 22만명 수준으로 비슷하다"며 "소비자가 어떤 방식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3세대 서비스의 경쟁력이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