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인사 노력으로 보답해야죠"..탁연 스님 <조계종 첫 비구니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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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중책을 맡아 아직 얼떨떨해요.
비구니를 대표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비구니로선 처음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을 맡게 된 탁연 스님(卓然·54)은 5일 이렇게 밝혔다.
총무원장이 행정수반이라면 부장은 장관에 해당하는 자리다.
조계종에서는 지난 94년 종단 개혁 이후 교육원과 포교원 등의 중간 간부인 국장급을 비구니가 맡은 적은 있으나 총무원 소임을 맡기는 처음이다.
"(비구니를 임명한 것은) 시대적인 흐름에 발맞춘 것이라 생각해요.
또 이런 시대적 요구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 주신 종단의 어른들께 감사드립니다."
탁연 스님은 또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지난달 총무원장 선거에서 '비구니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건 법장 총무원장이 전국비구니회의 추천을 받아 탁연 스님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불교는 이웃 종교들보다는 여성의 지위가 대등한 편이지만 종교단체들이 대체로 보수적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때문에 종단의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는 불교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탁연 스님은 향후 활동에 대해 "사장됐던 불교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전통 문화를 복원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비구니의 장점을 살려 불교 전통문화를 대중화·생활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69년 해인사 국일암에서 현오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탁연 스님은 일본 릿쇼(立正) 대학에서 유식학(唯識學)으로 불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비구니 사찰인 수원 봉녕사 강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정진해왔다.
부장 아래의 문화국장에도 비구니인 심원 스님(전 교육원 불학연구소 사무국장)이 임명돼 비구니의 종단운영 참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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