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中 새 지도자 후진타오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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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5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은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다.
그러나 장 주석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장 주석의 뒤를 이를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는 자신의 독자적인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후 총서기가 과연 장 주석의 그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가 총서기직에 오른 것은 3개월 정도에 불과하며,당내 지지기반도 약해 당분간 장 주석의 강력한 권력에 도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장쩌민은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 확실하다.
후진타오는 총서기가 된 이래 한번도 군사기관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이는 군사부문에 관한 한 장 주석의 권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장 주석은 지난해 당 대회를 끝으로 총서기직에서 물러났지만 매스컴들의 더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후 총서기가 완전히 소외돼온 것은 아니다.
관영 언론들은 두 차례에 걸친 그의 지방 방문을 상당히 비중있게 다뤘다.
이는 개성 없는 공산당 간부라는 후진타오의 이미지를 '대중의 지도자'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첫번째 방문지는 허베이 지역의 시골마을 시바이포다.
이곳은 마오쩌둥과 그의 공산당 군대가 1949년 수도 베이징으로 진격하기 전까지 머무르던 곳이다.
따라서 역대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이 공산당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곤 했다.
시바이포 방문 당시 후진타오는 '가열찬 투쟁'과 '검소한 생활'의 필요성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의 두번째 방문지는 네이멍구였다.
그는 이 곳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집중 거론했다.
한 학자는 "후진타오는 평범한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 총서기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자신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인 쩡칭훙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쩡칭훙은 장 주석의 최측근 중 한명이다.
관영 신문과 방송들은 두 사람이 공산당내부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암투를 벌인다는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 애써왔다.
쩡칭훙은 지난 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정체됐던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 중국 공산당의 고위급 당료들을 길러내는 당중앙학교 교장직을 맡았으며,정치개혁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당내에서 조직과 관련된 각종 현안 처리 임무를 맡았다.
이는 당내 민주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후진타오가 장 주석도 결코 얻지 못했던 대중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차기 총리 내정자인 원자바오와의 원만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원자바오는 향후 중국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게 될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원자바오는 금융부문과 농업정책부문에 대한 풍부한 실무경험을 갖고 있다.
두 분야에 대한 개혁은 향후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가 이같은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부 예산은 제한돼 있다.
또한 역대 중국 정치 지도자들의 반복된 공언에도 불구하고 부패청산, 도시와 농촌간 격차해소, 빈부격차 완화 등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개혁은 쉽게 성취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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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2월27일자)에 실린 'Room at the top'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