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정부 '코드' 맞추기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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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사회통합' '계층간 갈등해소' '동북아 중심국가' 등을 내세운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추는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최대한 협력하기 위해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동북아 구상에 적극 동참키로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기업인들이 더 이상 불안해 할 필요가 없으며 그동안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모든 것을 얘기했다"고 밝힌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 스스로 역할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재계는 노 대통령의 주문 내용을 당선자 시절인 지난달 14일 전경련포럼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찾고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는 기업만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국민도 살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국민도 살기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바로 기업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 말에 대해 "기업들이 경영활동을 충실히 해 고용을 창출·유지하고 세금을 내는 기본적인 일 뿐 아니라 사회공헌 등의 활동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재계는 새 정부 정책에 협력하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사회공헌을 꼽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익의 사회환원 활동을 확대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저소득층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각종 기부금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기부금을 지난 2001년 1천4백억원에서 지난해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상무의 장학재단기부금 1천5백억원을 포함,3천2백억원으로 늘렸으나 올해는 장학재단기부금을 제외하고도 3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도 올해 연암문화재단 복지재단 등 5개 공익재단 사업비로 지난해보다 50억원 늘어난 2백25억원을 책정했다.
통합지주회사를 출범시킨 LG는 특히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화재는 이미 지난 99년 계열분리한 상태다.
재계는 그동안 추진해온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노력도 보다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협력업체와 거래시 공개입찰 실시,선물 안주고 안받기 등의 윤리·투명경영 방침을 선언했다.
재계는 새 정부의 '동북아 구상'에도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삼성과 LG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건의하는 한편 기업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SK는 울산과 구미 등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 기능을 인천 경제특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현대차그룹도 인천 경제특구에 자동차 전장품 전문 R&D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일부 그룹의 경우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기 위해 금융계열사를 떼어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