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증시'] (上) 신뢰상실.실적악화...코스닥 40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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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이 빈사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거래량까지 급감하며 최대 매수세력인 개인 투자자도 시장을 등지고 있다.
5일 코스닥지수는 39.36으로 마감, 지난 96년 7월 개장 이래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3월10일 최고점(283.44)대비 3년만에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1년전 전고점(지난해 3월22일 94.30)에 비해서도 58%나 하락했다.
지수추락의 원인은 우선 미 증시의 약세와 이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세를 꼽을 수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지수관련 대형주를 13일 연속 순매도했다.
그러나 신뢰성 상실과 등록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근본적인 배경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등록기업 대주주들이 회사자금을 빼돌리거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기업인수합병)가 불법적인 머니게임의 수단으로 전락한 탓이다.
일례로 화인썬트로닉스는 불투명한 자금운용으로 5년간 연속 흑자를 내고있는 도중 최근 부도를 냈다.
이론테크는 대주주의 1백85억원 유용 사실을 1년 가까이 숨겨오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실적도 기대이하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코스닥 기업의 38%가 적자를 기록했다.
벤처기업 둘중 하나는 적자를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장기 외국계 펀드는 코스닥 시장을 쳐다보지 않고 있다.
기껏해야 소규모 외국 헤지펀드가 '단타'(단기투자)를 치는 정도다.
국내 기관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방관자 입장을 보인다.
올들어 기관의 코스닥 시장 매매비중은 2.6%에 그치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8백여개 코스닥 기업중 시가총액 1천억원이 넘는 기업이 30여개에 불과해 기관이 관심을 갖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1조2천억원을 넘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달들어 5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은행 강원랜드 등 대형사들의 '탈(脫) 코스닥' 현상으로 수급구조가 더 나빠질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