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외국 업체들과 벌여온 각종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가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상담 자체를 꺼리는 파트너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업체 관계자는 6일 "미국업체와 수개월간 벌여온 빌딩 매각 협상이 최종 성사단계에서 갑자기 결렬됐다"며 "북핵 문제 등 한국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 업체의 한 임원도 "자산매입 주식매입 펀드출연 등의 형태로 이뤄지던 외자유치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며 "외국인들이 불안해 하는 면도 있지만 조금 더 기다리면 싸게 들어올 수 있다고 보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는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특히 노사분규까지 겹친 두산중공업의 경우 피해가 크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두산중공업을 찾은 해외바이어는 모두 1백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에 그쳤다. 프랑스 알스톰파워사 사장단과 일본 고베스틸, 중국 삼협댐 관계자, 리비아 국가전력청 회장 등 굵직굵직한 바이어들이 방문을 취소했다. 중소기업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불안감을 느낀 바이어들이 수출 상담을 꺼리고 있어서다. 주차티켓 발매기를 생산하는 C사의 김 모 사장(45)은 얼마전 해외 출장을 갔다 난감한 일을 겪었다. 캐나다 및 미국 딜러들과 모여 미주지역 마케팅전략 등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해외 파트너들이 "한반도 핵 위기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당분간 거래를 유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계주.이심기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