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개혁코드 맞추기' 분주 .. 복장 등 형식파괴 바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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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으로 발탁된 장관의 개혁코드에 맞춰라."
참여정부가 개혁 장관으로 발탁한 행정자치, 법무, 복지, 환경, 문화관광부 등의 공무원들은 요즘 신임 장관의 저서 통독하기 격식 파괴 문화 적응하기 등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통 관료들이 입각한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와 달리 이들 부처에서는 신임 장관의 정책 성향과 업무 스타일을 빨리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은 '젊은 장관 생각 따라잡기'에 한창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김두관 장관(44)은 부하 직원이 관용차의 문을 열어주는 것도 싫어한다"며 적절한 예우 수준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또 김 장관이 펴낸 '남해군수 번지점프를 하다(부제:풀뿌리 자치혁명 1번지 사령관 김두관 이야기)'를 참고서로 읽으며 신임 장관의 지방 분권 등에 대한 구상을 공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과천청사 내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공무원들이 부쩍 늘고 금연바람이 새롭게 불고 있다.
김화중 장관이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시절 교양과목으로 '건강관리'를 오랫동안 강의한데다 아침마다 과천시내 헬스클럽에서 시민들과 함께 운동하는 등 건강의식 개선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농림부에서는 '투사형' 김영진 장관이 지난 99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시절 집필한 '한국농업의 진단과 개혁과제'가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김 장관이 농업개방 정책에 맞서 농민단체들과 재야활동을 하며 펴낸 이 책은 △농업개방 대비책 △농림부 정책의 문제점 △농민운동 전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분량만 3백51쪽에 이르기 때문에 내용 요약집까지 돌고 있다.
농림부의 한 국장은 "내부 승진한 인사가 장관이 될 경우에는 부하 직원으로 있던 사람한테서 어떤 스타일인지 들으면 되지만 외부 장관의 경우는 '저서 벼락치기 공부'가 최고"라고 설명했다.
여성부의 경우 지은희 장관이 과거 재야 여성운동을 하던 시절 '여성다움, 남성다움, 인간다움' '여성문제에 관한 사회구조적 접근' 등 펴낸 책이 다수지만 대부분 절판돼 일반 서점에서 살 수 없어 책 구하기에 혈안이 됐다.
법무부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공언한 강금실 신임 장관이 지난 2000년 이석태 변호사와 함께 쓴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적 접근'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구해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관광부는 첫 날부터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한 이창동 장관의 '형식 파괴론'에 따라 옷차림과 근무 형태가 자유로워지는 분위기다.
이 장관이 '일상이 바뀌어야 일도 바뀐다'며 보다 많은 격식 깨기와 개방적인 업무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공보관실의 김철민 서기관은 "이전에는 매일 오전 8시30분에 열리는 간부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자료와 신문을 챙겨보는 등 서둘러야 했으나 지금은 회의시간이 9시로 늦춰졌고, 회의 준비도 간편해졌다"고 전했다.
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임시 간부회의를 소집, △내부에서 넥타이 안매기 △장관 방문시 일어서지 않기 △간부회의 때 직접 차 타 마시기 △퇴근시 윗사람 대기 안하기 등 새로운 일 문화를 정착시킬 것을 제시했다.
< 사회.문화부 종합 >